[후암소품집]마음의 안식처, 후암동 | 소반1988의 오대훈님과 전옥랑 부부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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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은 나가서 먹는 게 싫증날 때가 있다. 평범하지만 엄마가 해준 밥이 그리운 그런 날, 정말밥이 먹고 싶은 그런 날이 있다. 한 동안 밥집을 찾기 어려웠다. 시장으로 내려가야만 있었던밥집. 그러다 도시공감 식구들은 후암종점으로 거닐다, 밥집을 발견했다. 이제 와서 보니, 어느새 우린 단골이 되었다. 늘 친언니처럼 밝은 미소로 인사를 건네는 사모님은 소반1988의마스코트같다. 알고 보니, 사모님은 후암동 토박이란다. 후암동 옛이야기도 들어볼겸 황금같은 휴식시간에 찾아가 인터뷰를 청했다.


후암동과 인연을 쌓게 된 계기를 알려주세요.

-저희 친정아버지는 여기 초등학교 동문이세요. 토박이시죠. 그리고 원래 친정엄마가 남산도서관 옆에서 분식집을 하셨어요. 1988년, 그러니까 제가 초등학교 2학년때쯤에 시작하셨거든요. 그래서 저희 식당이름에 ‘1988’이 들어갔어요. 제가 결혼하면서 남편 고향인 전남 광주에 잠시 살다가 친정아버지께서 오랜 투병생활로 돌아가시면서 다시 후암동으로 들어오게 됐어요. 마침 저희 남편이 평소요리를 좋아했고 가게를 열고 싶어했던 지라 희망퇴직을 하고 이 가게를 열게 된 거예요. 저는 사실 다시 후암동에 들어오게 될거란 생각도 못했죠. 호호호


단골밥집메뉴를 보면, 심상치 않아요, 어떻게 만들어진 메뉴인가요?
-친정어머니께서 남산도서관 옆 분식집을 하실 때부터 김치칼국수를 하셨어요. 30년이나 된 메뉴예요. 저희가게 전통메뉴예요. 사실 밥집에 김치칼국수는 요리하는데 신경쓸게 많아서 빼려고 했는데 저희 어머니 손맛이 그리워서 찾아오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워낙 솜씨가 좋으셔서 이모랑 동업하면서 다른 동네에서 추어탕 식당도 하셨는데 그것도 칭찬이 자자해서 엄마의 제안으로 메뉴에 넣게 됐어요. 그렇게 되면서 고정메뉴가 됐고요. 묵은지닭찜도 어머니가 종종 집에서 해주셨는데 식구들 반응이 너무 좋아서 그래서 그것도 하게 됐어요. 저희 메뉴는 엄마의 손맛이죠. 지금은 저희 남편이 엄마랑 개업 전에 요리학원에서1년 정도 배우고 장모님한테 전수받으면서 모든 메뉴를 혼자 담당하고 있어요.


소반1988은 왠지 일반 백반집처럼 보이지 않아요, 소반1988 어떤 식당인가요?
-아 그래요? 저흰 잘 모르겠지만... 생각해보니까... 저희가 저녁에는 술을 팔아요. 손님 혼자 술 드시다가 맞은편에 걸어가는 지인을 마주치면 가게에 자연스럽게 들어오세요. 그러다 삼삼오오 모이게 되고 마치 대학생들이 동방에서 노는 듯한 분위기로 바뀌더라고요.


토박이로서 후암동의 옛이야기와 지금 변화하는 후암동에 대해 느낀점을 말씀해주세요.
-여기 토박이분들이 많이 사세요. 동네분들이 식당에오시면 알고보니 여기 삼광초등학교나 후암초등학교에 나오신분들도 계시더라고요. 제 친구가 가끔 후암동에 오면, 첫인상이 정겹고 시골같다고 하거든요. 저는 어릴때에 활동무대 용산도서관 앞쪽에 옛날에 살던 곳인데 맨날 아이들이랑 고무줄, 피구, 술래잡기하고 놀았어요. 집에서는 별로 놀지 않았던 것 같아요 맨날 나가서 놀았어요. 후암초등학교 놀이터에서 놀고요.

저는 결혼하고나서 육아 때문에 친정 동네에 잘 오진 못했는데 오랜만에 와도 별로 변한 느낌이 들지 않았어요. 소소하게 작은 카페들이나 가게들이 보이는 정도로 느꼈던 것 같아요. 후암동이 노년층인구가 많이 있는 편인데, 지대가 높은 부분도 있어서 지대를 좀 정리하거나 동네가 좀 활성화했으면 좋겠어요. 후암시장도 좀 죽은 것 같아서 안타깝더라고요. 활성화하려고 노력 많이 하시는데 그것에비해 어려움이 많아서 티가 나지 않더라고요. 조금은 활성화됐으면 좋겠어요. 그러면서도 후암동의 좋은 환경은 간직했으면 좋겠어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소반1988 부부에게 후암동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 오대훈님
후암동은 좋은 곳이다. 변한다는 점에서 좋은 것 같아요.생각보다 변화가 좋고 우리가 살던 빌라주변에도 새로운빌라도 생기고 한, 두 채 없어지지 않고 많이 없어지기도했어요. 여기도 아무것도 없었는데 가게들이 많이 생겼죠.

- 전옥랑님

마음의 안식처, 너무 흔하죠? 친구네 다른 동네를 가보면삭막한 기분이 들어요, 아파트만 있고 나무도 없고 그런데여기서는 어릴 때부터 나무를 많이 보고 살아서 그런지 좋은 것 같아요, 산이 둘러 싸여 있고, 은근히 남산이 있고 아이들이랑 잘 놀 수 있게 잘 정돈되어 있어서 좋고요. 엄마들의 모임들도 있고요. 가게를 하면서부터는 참여를 못했지만 ‘놀자’라는 모임이 있는데 일주일 한 번, 남산에서선생님 모시고 체험학습이나 엄마들이 준비한 수업을 했어요. 수업 같이 하고 간식 먹고 그런 수업이 있었거든요.아이들을 키우기 좋은 동네 같아요.




전옥랑님이‘후암동은 마음의 안식처’라 했다. 후암동을생각하는 전옥랑님의 마음이 녹아, 소반1988이 차려준 음식은 엄마가 해 준 밥처럼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만 같다. 자연스레 손님도 후암동의 그 식당이 마음의 안식처가 된다. 나이가 들어, 이 집 김치칼국수가 생각나지는 않을까? 부부의 가족들의 사랑이 가득한 식당에서 후암동은 어느덧 마음에 쿵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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