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암감상문]당신은 지금 어떤 집에 살고 계세요?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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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희라 김종대 作 <후암동 골목 그 집 이야기 우리가 만약 집을 짓는다면>

- 당신은 지금 어떤 집에 살고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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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집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교통이 편한 집, 편의시설이 집중된 집... 우린 집 안 보다는 집 밖에 더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더 노골적으로 말하면, 집에 대하여 고민조차 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한편, 살고 있는 내가 아닌 적당한(?) 대가를 받고 누군가에게 제공해 줄 집, 그래서 언젠가는 내 손을 떠날 집이니 집은 사람의 손길을 받을 여력이 없다. 시간이 흘러, 서서히 박제되어 간다. 집에서 영유해 가는 삶은 없고 그저 집과 동거하고 있을 뿐이다. 따로 시간을 내서, 돈을 들여 인생의 즐거움을 찾게 되고 어릴 적 시간을 동경하며 향수에 젖어 산다.

어느 부부의 이야기를 발견했다. 그것도 우리 동네에서 사는 부부다. 실내건축디자이너인 아내와 영화프로듀서인 남편이 땅을 찾고, 건축가를 만나고, 집을 짓고, 그 집에서 살고 있는 이야기를 담은 <후암동 골목 그 집이야기, 우리가 만약 집을 짓는다면>. 이 책을 읽으면, 결코 자기집을 갖는 것이 쉽지 않음을 온 감각으로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속에 느껴지는 부부의 고뇌에 통감하게 된다.

이들은 신도시에서 신혼을 보내던 중, 신도시의 불편함을 체험하게 된다. 새 것이지만, 불편하고 세련된 분위기는 있지만, 세월이 만들어 낸 공간을 찾기 어려운 신도시생활을 청산하기로 결심한다. 무엇보다 그 결정에 힘을 실었던 것은 태어날 아이에게 집에서 만들 추억하나 없을 것 같은 불행함을 해소시키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그들은 발품 팔아 서울의 여러동네를 뒤진다. 연희동, 평창동, 서교동, 경리단길, 성북동, 효자동 등 안 가본 동네가 없을정도. 그렇게 공들여 찾은 동네가 바로 후암동이다. 남들은 구도심의 허름한 동네라 걱정하지만 이보다 동네 같은 곳이 서울에 어디 있을까? 심지어 교통도 편하고 역사도심과 가깝다. 골목길이 많고, 언덕을 올라가면 남산과 연결된다. 자연과 도시의 분위기를 모두 느낄 수 있는 곳이라 그들은 후암동을 선택했다.

우여곡절 끝에 자리 잡을 동네는 찾았지만 그들의 모험은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본격적으로 집을 세울 부지와 가족들이 함께 살 집을 설계할 건축가 섭외, 그리고 건축주로서 챙겨야할 갖갖이 서류 등 집이 완공되는 그 날까지의 경험담이 고스란히 책에 담겼다.
그들의 모험기는 어느 정도 마무리된 듯 보인다. 약 500일의 대장정이었다. 현재 그들은부모님과 귀여운 딸과 함께 완성된 집에서 살고 있다. 옥상이 있는 4층집이라 하면, 거대한 규모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건축면적 18평이니까, 각 층이 하나의 방이다. 그렇지만 결코 작다고 해서 불편하거나 부족한 점이 없다. 저자가 르 꼬르뷔지에(LeCorbusier, 합리주의 건축사상의 대표주자)의 일화를 언급했듯이 그들 역시 작은 집에 세밀하게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을 담았기 때문일 것이다. 이것은 곧, 숫자가 척도였던 과거집의 가치를 반증한다.

이 책을 읽어보자. 그리고 물어보자 스스로 혹은 그 누구든, 그것은 나를 위한 집의 모습을생각해보는 시간을 열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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