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암소품집]남산이 좋아, 후암동 | 달꽃창작소의 김흙 대표님, 문지영 선생님, 마스코트 달군

관리자
조회수 2837

_


자칫 공방인지 미술학원인지 헷갈린다. 그런데 달꽃이라는 이름 참 예쁘다. 후리한 옷차림과 동네오빠 포스가 물씬 풍기는 달꽃창작소의 김흙대표님과 서글서글한 웃음으로 반겨주신 문지영 선생님의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지난번 메일을 인연으로 인터뷰를 요청해드렸는데 흔쾌히 수락해주셨다. 커피와 쿠키를 사들고 약속시간을 기다리다가 얼마 후,문이 열렸다. 한손에는 헬멧, 한손에는 케잌을 들고 계셨다! 뭔가 통한 것이 있지 않을까?

잔뜩 기대된다. 인터뷰는 그렇게 시작했다.


처음에 간판을 봤을때, 공방인가? 미술관인가? 했거든요.달꽃창작소는 무슨일을 하나요?

-저는 원래 미술큐레이터였어요. 이 동네에 이사 오면서아이들 교육에 관심이 많다고 옆동네 부녀회장님을 우연히 만나서 얘기를 했더니, 주변 아주머니들께 말씀해주셔서 아이들을 모아주시는 거예요. 그렇게 해서 2013년 9월에 첫 수업을 했어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있던 아이들이 두명이 있는데 그 친구들이 작년 동아리 활동으로 스무살에대한 상징적인 것, 고민하는 부분들을 담은 에세이집을 직접 디자인해서 만들었어요. 처음 시작했을 때에는 토요일마다 대 여섯명씩 만나서 제가 만든 스파게티를 먹으면서수업하고 같이 전시회 보러 다니고 했어요. 2013년 말쯤되니까, 점점 아이들도 늘어나고 마침 동네 아티스트들도수업을 하고 싶다고 하면서 여러 가지 토요수업을 운영하게 됐죠. 저흰 예술과 지역을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해서 결합한 콘텐츠를 만들어요. 달놀이 꽃연극이나 남산숲예술학교가 대표적이죠. 이러한 콘텐츠를 통해 아이들의 성장환경을 균형있게 조성하는 것이 저희 비전이자 목표예요.


달꽃창작소와 후암동이 인연을 쌓게 된 계기를 알려주세요.(김흙 대표님)

-남산에서 제일 예쁜 게, 달하고 꽃이라고 생각했어요.2013년에 남산으로 꽃놀이하다가 남산이 좋아지게 됐어요. 예전부터 친분이 있던 소월길밀영 사장님을 통해 후암동을 알게 됐죠. 그때가 여름이었는데 마침, 이사를 해야했거든요. 그렇게 문득 후암동으로 들어왔어요. 동네 첫인상은 지방 중소도시 같은 느낌? 가게도 별로 없었거든요.저녁만 되면 깜깜했어요. 당시 혁신적으로 불이 켜진 곳이봉구비어예요. 재밌죠? 지금은 2년 새 원룸이 많이 들어왔어요. 예전에는 건물들이 낮고 아기자기 했어요. 확실히남산 아래 있는 동네가 조용하죠.


말씀하신 것처럼 두 분께서는 후암동이 일반적인 서울의 동네와 어떤 점이 달라 보이시나요?(문지영 선생님)

-저는 원래 부천에서 살았어요, 결혼하면서부터 후암동에살게 됐는데, 저랑 저희남편이 걷는 걸 워낙 좋아하는데 여기가 서울의 중심이다 보니, 한, 두시간 운동 삼아 도보로움직이면 서울의 웬만한 랜드마크를 다 갈 수 있어요. 진지하게 도보관광코스를 만들어 볼까, 고민해보기도 했어

요.명소를가보는것도좋지만걸으면서진정한서울동네모습을이해할수있을것같거든요.그리고이동네는유난히 고기집이랑 과일집이 많지 않아요? 걸으면서 구경하는 것들이 모여, 동네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아요.


후암동 동네분들과 어떻게 지내시나요?(김흙 대표님)

-제가 활동하는 것은 딱히 없어요. 후암북카페 운영위원회와 뭐 같이하는 것도 있고, 문화공간길 같은 경우에는 필요하실 때 몇 번 도움을 드렸던 것뿐이에요. 후암시장은 아이들 참여프로그램을 부탁하시기도 해요. 숙대 학생들멘토링활동도 하고요. 그게 굳이 동네 일을 한다는 생각을하진 않아요. 용산구 전체로 활동범위가 넓거든요. 달군이있어서 동네 개모임을 하기도 해요. 동네 아줌마들께는 모임공간을 내드리기도 해요. 동네 일본어 수업을 했었고 지금은 캐나다출신사람인데 여기 사는 친구가 아이들 대상으로 영어랩수업을 해요. 저희가 이 공간을 비울 때가 종종 있어서 편하게 내드리죠. 지역에 공유공간이 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런 공간은 공동체 감수성을 고려해야해요. 당장 이용하지 않는다고 성급한 마음을 가지면 잘 되지 않아요. 동네에서 어르신 마주치면 인사드리고, 매번 뭐하는 곳인지 물어보면 꼬박꼬박 말씀드리기도 하고, 공간과 엮어서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필요해요. 공동체의 감수성이라고 할까요? 계속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죠. 그래야만 동네주민들이 찾아오고 공간사용도 부탁하시고 그러시는 것 같아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김흙님과 문지영선생님에게 후암동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김흙 대표님*문지영 선생님)

-달꽃의 본상? 여기서 달꽃을 시작했고, 지금까지 유지해왔기 때문이에요. 이거, 멋있는 걸로 해야 하나? 후암동그냥 정말 동넨데, 사실 저(김흙 대표님)는 분위기로 봤을때, 해방촌보다 여기가 좋죠, 그래서이동네에서시작했고요. 후암동은 지리상 서편에 있긴 하지만 양지바르고요. 그런데 저(문지영 선생님)는 딱히..., 그래, 후암동은골목이 좋다!(김흙 대표님) 아 맞아요. 정말 맞아요.(문지영선생님)아기자기하잖아요. 사람도 별로 없고 보는 사람을 자주보고요.




_
후암동이 너무 익숙한 탓일까? 후암동에 대해 시큰둥하게이야기를 해주셨던 김흙 대표님 때문에 고민을 안고, 사무실에 돌아왔다. 그런데 참 쓸데없는 고민이었나? 녹음파일을다시들어보니,그분은후암동의구석구석에닿아있어서, 후암동의 홍반장 같은 사람이라서 당연시하고 너무나 익숙한 사람이고서야 그런 반응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산의 달과 꽃이 좋다던 김흙 대표님이야 말로 달꽃이다. 아이들을 환하게 비추는 달꽃, 후암동의 아주머니들과 시장상인에게 따뜻한 온기 같은 달꽃이다. 달꽃창작소는 그래서 후암동의 달꽃이다.

* 달꽃창작소에서 제작한 간행물 이미지는 달꽃창작소에서 받은 자료를 촬영하였습니다.


0 0